#연극미저리 @Playmisery 오늘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M씨어터 에서 #미저리 라는 연극을 보았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저는 영화 미저리를 보며, '저 팬은 왜 저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못살게 굴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오늘 이 연극에 대하여 재미있는 해석을 들었는데, 이 광기어린 여성 팬이 자신을 'NO.1 팬'이라고 자처하는 것은, 이 여성이 사실 극중 작가 폴이 가공해 낸 상상의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어로 NO.1은 천천히 읽으면 N.O.O.N.E인데, 이것은 아무도 아니라는 noone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이 여성 팬이 가공이든 사실이든, 제가 이 공연을 보며 느끼는 공포는 엄청났습니다. 아마 제가 여성에게 이렇게 공포를 느낀 것은, '초등학생 때 성인잡지를 교실에서 보다가 여자 담임 선생님께 걸렸던' 그 때를 제외하고는 오늘이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ㅠㅠ // 극중의 애니가 특히 무서웠던 것은, 극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화내고 소리지르면, 오히려 별로 안 무서운데, 어떤 때는 너무나 순수한 소녀 같았다가, 어떤 때는 좀비나 흡혈귀처럼 너무나 무섭게 남자를 공격하니까, 한 순간도 방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여러 예술가 분의 팬이기도 하지만, 이 공연을 본 후, 제 행동을 더 조심해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어떤 예술가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그 분의 '넘버 원' 팬이 되려는 순간, 자꾸 그 예술가를 괴롭히고 간섭하고, 심지어 제가 만들어 놓은 테두리에 묶어 놓고, 다른 팬들이 못 건드리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공연을 보며, 마구 미처 날뛰는 여배우 분의 연기를 보면서, 오히려 '아, 나도 조금만 방심하면,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무시당하는 기운을, 예술가들에게 집착하는 것으로 풀어 버리려는...저 애니 처럼 될 수도 있겠구나...'싶어서, 저 자신에게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안재욱 #길해연 #고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