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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帖最後由 Christina 於 2013-6-26 02:16 編輯
Repost from "AJW World", thank you for A love sharing
Date : 2013.06.25 (air recorded)
20130625 안재욱님, EBS 소유진의 '화제의 책 베스트셀러' 방송내용
2013. 06. 25
http://vod.gabia.co.kr/anjaewook ... ller_ajwreading.mp3
(Download here)
Radio content in Korean
소유진 : 그가 이사를 하려한다... 그는 사라졌다... 어제는 그의 생일이였다...
량원다오는 헤어진 연인을 '그'라고 부릅니다... '그녀'가 아닌 '그'라고 불렀으니 남자일까요?
아니... 아니죠... 그럼 화자인 나는 여자이어야하는데... 일기형식인 이 책의 화자는 분명 량원다오 자신이거든요.
그럼... 그의 정체는 과연 뭘까요?
안녕하세요... '화제의 베스트셀러' 소유진입니다...
헤어진 연인인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 분명하게 밝히지않는 량원다오...
하지만 마치 반투명 유리 같은 그런 장치덕분에 오히려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상처를 피하지않고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 안재욱님의 '화해' ~~~ ♬
소유진 : 네... 오늘의 첫곡은 안재욱의 '화해' 들으셨습니다.
중국의 인기 칼럼리스트 량원다오가 쓴 상실에 대한 지적에세이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읽고 있는대요.
상처 하니까 생각나는게 있어요... 연인 사이에서 정말 별거 아닌거 가지고 삐지고... 싸우고... 상처받을 때 있잖아요?... 왜?
지나고나면 알콩달콩 추억인데... 그 때는 왜그렇게 열받았었는지...
오늘 사연은 그런 연애 에피소드로 받아볼께요... 문자 참여는 50원의 유료문자 #1045구요... 인터넷라디오와 스마트폰어플 반디 이용하셔도 됩니다.
이번주 낭독 손님이죠... 배우 안재욱씨 모셔볼께요...
소유진 : 언제 5시가 되나 다들 목빠지게 기다리셨죠?... 네... 안나오시면 어떻하나? 했는데... 나와 주셨습니다... 안재욱씨~!
안재욱 : 네... 안녕하세요~^^
소유진 : 네... 방송에서 책 읽어 보니까 어때요?
안재욱 : 생각보다 많이 틀리더라구요... 잘 못 읽고... 아니...
소유진 : 재미있지않았어요?
안재욱 : 재미요?... 제대로 책 한권을 읽어본 경험은 처음이니까...
소유진 : 음...
안재욱 : 긴장을 했나봐요...
소유진 : 아니 근데... 책 워낙에 많이 보잖아요?
안재욱 : 그런데 집에서 읽을 때는 소리 내어서 읽지는 않잖아요...
소유진 : 그렇죠... 그렇죠... 주로 어떤 책을 읽으세요?
안재욱 : 저요?
소유진 : 서재에 책이 꽉 차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안재욱 : 저는... 의외로 소설은 많이 안읽어요...
소유진 : 음... 그럼 주로 어떤 책 좋아하세요?
안재욱 : 그냥... 에세이 많이 읽고요... 흔히 얘기하는 산문집... 수필집 읽고... 그 다음에 뭐 누구의 성공담 같은 자서전 같은 책도 가끔 스트레스 풀때 좋아요.
소유진 : 음...
안재욱 : 자기처럼 살기를 원하는 건지... 자기의 삶에 대해서 자신이 있는 건지... 궁금해요... 그런 책들을 보면...
하옇튼 많이 읽을 수록 좋죠...
소유진 : 기억나는 그런 책 있으세요?
안재욱 : 책에 관련된 저의 어떤 스타일이라고 말씀드린다면... 저는 읽은 책을 가슴에 담지않는 쪽이예요...
소유진 : 아~
안재욱 : 그러니까... 예를들면 어렸을 때부터 봤던 질문중에 하나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뭡니까?'... '기억에 남는 책이 뭡니까?'
뭐 이런 질문들이 있죠?
소유진 : 네~
안재욱 : 최근에 읽은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인것 같아요...
소유진 : 아~
안재욱 : 그러니까 저는 쉬운 예를 들면 김제동씨 같은 스타일 있죠... 항상 김제동씨와 소주 한병을 두고 얘기를 나눌 때 대화 내용이...
"왜 너는 책을 읽으면 암기를 자꾸 할려고 그러냐?" 이런 점이였어요...
그러니까 어떤 중요한 구절... 기억에 남는 구절을...
그런데 그건 직업적으로 이 친구는 예전에 레크레이션 할 때부터 인용을 하기 위해서 외워 버릇했고...
저는 편하게... 교과서가 아니다 보니까... 쭉 쭉 쭉 읽다보면은 그게 언젠가... 저의 어디 구석 구석에 흔적으로 남겠죠?^^
소유진 : 네~
안재욱 : 그러면 어느 날... 그 자체가 내것으로 되지않을까?... 뭐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좀 부담없이 편하게 많이 읽는 편이고...
소유진 : 그렇습니다... 그런데 뭔가 대답이 감성적이고 좋아요...
안재욱 : ㅎㅎㅎ
소유진 : 아~ 뭐 영화를 보고 그럴때도 있잖아요?... 배우가 봐도 감탄이 나오는 연기도 있고... 그런 작품들이 있는데...
오늘의 퀴즈를 내고 시작을 하겠습니다... 오늘 낭독과도 연관이 있는 내용인데요.
왕가위감독의 '해피투게더'... 재미있게 보셨나요?
안재욱 : 이거 한 2만년전에 봤던 영화 같은데...
소유진 : 아~ 그래요?
안재욱 : 기억이 하나도 안나요...
소유진 : 아~ 네... 2만살이신 안재욱씨와 함께 하고 있고요...
양조위하고 같이 나왔던 이 배우... 올해 4월 1일에 홍콩에서 10주기 추모행사가 크게 열리기도 했어요.
'이 배우가 누구일까요?'가 오늘의 퀴즈입니다... 1번 주윤발... 2번 장국영... 50원 유료문자 #1045나 반디로 보내주시고요.
추첨해서 선물 드릴께요... 자~ 낭독으로 오늘 들어가 보겠습니다...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 시간인데요...
오늘 주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관계는 가능한가?'예요... 이 질문 염두에 두면서 오늘 낭독 시작할께요...
(낭독)
안재욱 : 우리는 누구나 항상 남에게 상처를 입힌다... 때문에 상처를 입지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처를 입는것... 난 몹시 상처 받았어... 또는 내 가슴이 너무 아파... 와 같은 그런 자술이 육체적인 상처나 고통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상처를 입는다는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신체적인 상처나 고통이 아니라면... 그 상처와 고통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그 증상과 정도를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또... 또 이렇게 경계가 모오한 상처를 어떻게 명명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말이 막혀 다음 말을 어떻게 이어야할지 모른다...
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갑자기 사라져 아주 익숙하던 건물과 경관의 좌표를 변별하지못하게된다.
또는 현실의 생활속에서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공백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처럼 정상적인 의식이 단절된 공백속에서 당신은 과거의 아름다웠던 만남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것들이 사라져가는 과정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던 사람도 기억나지않고...
그 잔인한 행위에 대해 원망도 하지 못한다... 절대 공백의 상태에서 당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다...
이 상태는 아무런 하미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폭의 산수화속 여백... 음악에서의 정적...
시구에서의 단절보다 훨씬 더 순수하고 허무하다...
현상학자들이 말하는 의식의 지향성처럼... 이 세상에서 인간이 행하는 모든 정상적인 활동과 사유...
느낌과 지각은 ... 전부 어떤 지향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다...
당신은 알지도 못하는 방향속으로 떨어져 방위도 모르고... 거리도 알지 못한다...
깨어나 정상을 회복한 뒤에는 그저 찰나의 공백이였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 찰나에 불과했을까?...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상처의 원인을 가르킨다...예컨데 자상... 총상... 화상... 같은 이름들이다...
세익스피어에 율리으스카이사르에서 수십명의 신하에게 돌아가며 칼에 찔려 온 몸이 피에 젖은 카이사르는 말했다...
모든 상처가 격하게 울부짖고 성토한다... 하지만 절대 공백에는 이름이 없다...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것은 침묵의 상처이기 때문이다...
소유진 : 네... 이 낭독 귀절이 제목이랑 상통을 하네요...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정말 총상... 자상... 화상은 이름이 있는데... 마음의 상처는 뭐예요?
뭐... 사랑의 상처... 과연 그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요?
안재욱 : 사랑의 상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니까...
소유진 : 음...
안재욱 :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지금의 상처가 가장 아픈것처럼 느끼다가...
언젠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이 회복된것처럼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되잖아요...
소유진 : 음...
안재욱 : 사랑의 상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소유진 : 없죠...
안재욱 : 그래서 미리 단정도 짓잖아요... 그 상처가 깊은걸 알기 때문에 '다시는 사랑하지않을 것이다' 라고 얘기들도 하잖아요...
소유진 : 그런데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처럼...
안재욱 :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소유진 : ㅎㅎㅎ
안재욱 : 그럼요... 아니 그러니까... 너무 아팠기때문에 '나는 더이상 상처 받는게 두려워... 그래서 앞으로는 사랑을 하지않을지도 몰라'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꼭 항상 누가 옆에 있어요...
소유진 : 옆에 누가 있어요?
안재욱 : 그런 사람들이 주로 더 잘 만나는것 같아요...
소유진 : ㅎㅎㅎ... 말만 그렇게 하고... 안재욱씨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죠?
안재욱 : 저는 좀 오래가는것 같아요...
소유진 : 상처가?
안재욱 : 제가 그런것 같아요...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난 뒤에...
음... 그게 아픔의 깊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을 잊기위한 과정의 어떤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그렇다고 매일 그 사람 생각이 떠나지않아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소유진 : 아...
안재욱 : 하옇튼...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까지의 시간이 굉장이 좀 필요한... 그런 상태...
소유진 : 이름을 한번 붙여봐 주세요...
안재욱 : 뭘요?
소유진 : 사랑의 상처...
안재욱 : 그냥... 우리의 가장 편한... 우리끼리 표현하라그러면 '삐침?' ㅎㅎ
소유진 : ㅎㅎㅎ
안재욱 : 삐졌으니까... 사랑이고 뭐고 삐졌으니까 연락안하고...
소유진 : 그렇지... 그러다가 헤어지고... 남되는거지...
안재욱 : 뭐 그러는거지... 흉상... 자상... 이런 얘기 안해요... 우리...
소유진 : 삐지지맙시다...
안재욱 : 네... 제일 중요한건 저거 잖아요... 사랑의 상처에 제일 결정적인 중심 핵심 소재는 '자존심' 같아요... 자존심...
소유진 : 아~ 네...
안재욱 : 자존심을 쓸데없이 부리다가...
소유진 : 아~ 맞어... 자존심에 상처 입히고...
안재욱 : 서로 좋아하는 이성간에는 자존심을 쎄게 부리는거 아닌거 아니예요?
소유진 : 잘 그렇게 하시죠?... 배려하고 그렇게?...
안재욱 : 아니... 제가 물어 본거 잖아요... 이제 결혼하셨으니까...
소유진 : 저는 결혼했으니까... 많이 그러죠...
안재욱 : 네?... ㅎㅎㅎ
소유진 : ㅎㅎ 왜요?
안재욱 : 아니예요...
소유진 : 자~ 어제는요... 두사람이 처음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마음을 열심히 탐색하는 장면들이였죠...
오늘은 이렇게 상처와 이별의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낭독 )
안재욱 : 한 여자가 매일 내 집에 와서 밤을 보내고... 그렇게 가던 시기가 있었다...
심지어 우리는 수시로 서로 껴안기까지 했다... 그녀는 항상 깊은 밤이 되어서야 혼자 언덕을 내려갔다...
그런 다음 언덕 아래의 도로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서둘러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이런 날들이 오래 지속되자 택시기사들도 그녀를 알아보게 되었다...
한번은 택시기사가 무전기로 "이봐~ 또 그 아가씨 데릴러 가는 거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웃으면서 내가 말했다...
소유진 : "그들은 내가 사업하느라고 그렇게 바쁘게 다니는줄 알거야"...
안재욱 : 그녀는 사업을 하는것이 아니었다... 세상에 그런식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녀는 항상 등에 커다란 베낭을 메고 왔다... 베낭안에는 각종 일용품이 들어 있었다...
예컨데 콘텍즈렌즈 세정제 따위인데... 그런 것들은 내게도 다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집스럽게 자기것을 챙겨왔다...
매일 찾아오면서 그냥 내 방에 두고 다니면 될것을 왜그렇게 번거롭게 구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쟀든 그녀는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다... 나중에 우리는 의례적인 질문과 대답을 만들어 냈다...
문을 열자 마자 내가 묻는다... "와~ 왜 그렇게 큰 베낭을 메고 왔어?"
그러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온 그녀는 얼굴이 빨개진채 숨을 헐떡이며 대답한다...
소유진 : "이리로 이사 온 거야"...
안재욱 : 물론... 그녀는 이사 온 것이 아니고... 나도 그녀를 붙잡아 두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잠을 자기전에 옷과 잡동사니들을 침대 앞에 늘어 놓았다가 다음날이면 전부 베낭에 넣어가지고 돌아가곤 했다...
내가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않는 경우도 있었다... 주변은 아주 깨끗했다...
어제 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것 같았다... 그러다가 밤이되면 또다시 초인종이 울렸다...
나는 또 묻는다... "와~ 왜 그렇게 큰 베낭을 메고 왔어?"... 그녀도 같은 대답을 반복한다...
소유진 : "이리로 이사 온 거야"...
안재욱 : 훗날... 그녀는 사라졌다... 내 기억으로는 귀걸이 한짝과 끈이 떨어진 시계... 그리고 태국의 어느 해변에서 찍은 사진 한장을 남겼다...
파란 바다와 찬란한 햇빛아래... 그녀는 카메라렌즈를 향해 눈을 약간 찡그린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주 희고 밝은 모습이였다... 지난 며칠... 집안의 잡동사니들을 정리했지만 그녀의 물건들은 찾지못했다...
나는 그녀가 존재하지 않았던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다...
소유진 : 나는 그의 생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를 알지 못하는 수 많은 이들이 2주전부터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선물까지 보내면서 마치 국경일처럼 지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과거의 나는 어떤 기념일에도 신경을 쓰지않았다... 가족들의 생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나중에야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갖고 있는지 깨달았다...
프로이트가 말했듯이 사람은 항상 삶과 죽음을 향해있다... 그러니 생일이 어떻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
한살을 더 먹는다는 것은 죽음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자신에게 남은 소중한 날들을 일깨우는 것이든... 아니면... 마침내 도달하게될 해탈을 일깨우는 것이든...
생일은 항상 축하할만 하다... '생일 축하합니다.'하는 한마디는 인간의 죽음 충동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외치는 소리다...
그 뒤로 나는 그를 모르는체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의 생일에 촛불을 켜 창가에 올려 두었다... 어젯 밤에는 입추를 알리는 첫 비가 내렸다...
덕분에 촛불을 세워 둔 접시에 물이 가득 고였다... 나는 그 빗물을 그의 대답으로 간주했다...
그 뜻을 알것 같았다... 안녕...
소유진 : 좀 이런거 있지 않아요?... 헤어질 당시에는 잘 모르다가 순간 스쳐가는 생일이던지... 아니면 놓고 갔던 물건들 하나 보거나 이럴 때
갑자기 확~ 사무쳐오르는 그런 거...
안재욱 : 어... 글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과의 어떤 특별한 추억때문에 발견하게된 물품...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물품보다...
일상적일 물품같은거 있죠... 예를들면 칫솔이라던가...
소유진 : 음...
안재욱 : 그냥 생활... 늘 생활에 필요했던... 그런걸 보면 더 짠~ 할것 같아요...
소유진 : 맞아요...
안재욱 : 친구가 놀러 왔을 때 먹었던... 예를들면 수저... 젖가락?... 뭐 이런거?
소유진 : 네...
안재욱 : 어느 날 문득... 아...
소유진 : 그러게 어느 날 문득... 괜히 내가 안시켜먹는거... 잘 시켜먹었는데... 누가 갑자기 그걸 시켜 먹을 때...어?... 딱 떠 오르거나...
안재욱 : 아~ 상대방이 잘 먹던 음식?...
소유진 : 음식을 남이...
안재욱 : 아~ 그럴수 있어요...
소유진 : 네...
안재욱 : 이게 코메디에서도 많이... 좀 소재로 쓰잖아요?...
소유진 : 네...
안재욱 : 헤어진 사람의 물품을 다 정리할 때는 가져가는 것... 헤어질 때... 자기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좋은지?... 남기고 가는게 좋은지?...
소유진 : 어떤 스타일이 좋아요?
안재욱 : 저요?
소유진 : 음...
안재욱 : 글쎄... 뭐... 누가 이렇게 집에 오지않았었어요...
소유진 : 아니... 안재욱씨가 흔적을 남기는 스타일?... 아니면은...
안재욱 : 저는 선물 개념보다는... 애매했던 경우가 예전에 만났던 친구와 나눴던 편지가 집에 있었어요...
소유진 : 음...
안재욱 : '이 편지를 어느 날 어떻게 처분을 해야될까?'가 굉장히 고민이였던 적이 있었어요...
제 친구하고 소주 한잔 먹으면서 얘기를 했거든요... "나 사실은 오늘 예전에 내 여자친구 기억나지?"
" 걔랑 나눴던 사진하고 편지 같은게 있었는데... 오늘 그걸 태웠어..."
나름대로 한잔을 탁~ 기울릴때... 제 주이에서는 짜증을 냈어요... 다...
소유진 : 왜요?
안재욱 : "그 걸 왜 갖고 있냐?... 아직까지 왜 갖고 있었니?... " 이런식으로...
소유진 : 오~
안재욱 : 씁쓸한거죠...
소유진 : 네... 영화 '해피투게더' ... 그 쓸쓸하고 애잔한 분위기 생각나시나요?
그 느낌 떠 올리면서 안재욱씨의 낭독 들어 보세요...
(낭독)
안재욱 : 왕가위감독의 '해피투게더'가 세상에 나온 지... 십년이 되었다...
영리한 장사치들은 초대형 기념 DVD세트를 출시했다... 나도 그 술수에 걸려들어 이 영화를 다시보게 되었다...
십년이 지나 다시 보니... 꽤나 슬픈 이야기였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나는 대사는 장국영이 분한 화보영이 양조위가 연기한 위아휘에게 자주하던 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게 좋겠어요'... 아휘는 아무리 열이나도 일어나 밥을 해야하지만... 보영은 끊임없이 아휘를 괴롭힌다...
아휘는 보영이 아무리 밖에 나가 빈둥거려도 집을 지키고... 심지어 보영을 보살펴 주기까지 한다...
그러나 반복되는 시련으로 둘 사이가 더이상 만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방탕한 보영은 아휘를 붙잡는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게 좋겠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말로 비극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게 좋겠어'... 얼마나 많은 부부와 연인... 또는 친구들이 이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나간 과거를 전부 지워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란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훗날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말은 공연히 내뱉은 허무한 말이 되고만다...
정말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려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철저히 변화해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것이다...
담배를 끊거나... 술을 줄이는것처럼 생활습관을 바꾸는것이 아니다... 용모나 목소리를 변화시키는것도 아니다...
상대방에게 주었던 자기 삶의 일부... 상대방의 손에 넘겨주었던 자기 생명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이다...
그렇게하면 온전치 못한 불구자가된다... 상처가 다 나아 새 살이 돋게될지는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나중에 더 완전한 건강을 갖게 될지도 몰른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면 적어도 새 사람이 될수 있다... 이렇게 되어야만 그들의 관계는 이전과 달라지고...
낯선 사람들이 서로 처음 만난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리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것이 가능해진다... 단지 여기에서의 우리는 이미 우리가 아닐뿐이다...
나비가 허물을 벗고 날아가듯이...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모습을 바꿔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마치 칼로 잘라내듯... 혈맥을 시원하게 잘라내고... 옛 사람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기본으로 돌아가봐야만 이런 문제가 시작부터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한쌍의 배우자가 서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다시는 지나간 날의 전철을 밟지않겠다고 맹세할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새로 태어나듯이 자신을 완전히 변화시키는것 뿐이다...
우리가 완전히 타인이 되는것이다... 하지만... 이미 예측할 수 없는 타자가 되어있는데...굳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말은 자신의 존제를 취소하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첫째... 이미 과거가 된 우리는 다시 존재할 수 없고...
둘째... 떠 다시 두 사람의 관계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이 말은 입에서 나오자 마자 공허한 말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우리는 신속하게 자신을 개조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에 관해 굳이 탐구할 필요도 없다...
지나간 모든 일들은 사물에 부터 내내 존재하고 있다... 휴대전화 안에 문자메세지는 삭제할 수 있고...
그가 남기고 간 편지나 메모도 버릴 수 있다... 그기 피웠던 담배를 다시 피울 필요도 없고... 그의 입술이 닿았던 술잔을 다시 쓰지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머물던 침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가 만졌던 책을 어떻게 다시 펼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너의 몸을 어루만졌고... 너의 이름을 불렀다... 이 모든 것을 또 어떻게 버릴 수 있단말인가?
두 사람은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고... 심지어 같은 시공과 방향에 있을 수도 있다...
똑같은 공기를 호흡할 수도 있다... 결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든... 하지않든... 낧은 자아를 소멸시키고 새로운 나를 창조하면 된다...
미셀푸코는 말했대... 영원히 자신을 창조하라... 이는 이미 연인들만의 운명이 아니라... 모든 현대인의 귀착지가 되어버렸다...
만약... 이 것을 귀착지라고 할 수 있다면말이다...
소유진 :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음... 오늘의 주제도 이거예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관계는 가능한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헤어졌다 다시 만나거나... 이렇게...
안재욱 : 어... 예전에 어머님이 얘기를 해 주셨던적이 있습니다...제가 알고 있는 여자중에 제일 가까운 분이니까...
그 말이 기억이 나는것 같아요... 제가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다시 만나는 것이 좋지않다 쪽이였어요... 우리 어머니 말씀은...
그래서 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아무리 생각해도 그 때 그 애가 더 나에게 좋은 사람이었고... 소중했던 추억이 다시 이루어진다면...
뭔가 서로 보완해서 잘 될 수 있지않을까?... 라고 얘기를 해 보았는데... 약간 여자의... 어머니가 느낄 때 여자의 성향... 심리적으로는
한번 상처를 받았으면... 예전만큼 이사의 감정을 회복하는 것이 좀 힘들지않을까?... 라고 생각하신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소유진 : 네...
안재욱 : 그래서 앞으로 나에게 살아가면서 헤어지는 경우가 있을 때에는 차라리 정리를 하는게...
소유진 : 맞아요...
안재욱 : 그 사람을 위해서도 편할거라는 조언을 해주신적이 있었어요...
소유진 : 싸웠다가 화해하는게 아니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인것 같아요...
안재욱 : 음... 그렇죠... 완전 헤어졌다가... 그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만난 경험도 있었어요...
소유진 : 똑같은 경우로 헤어졌죠?
안재욱 : 그런데 훨씬 안좋았죠...
소유진 : 아...
안재욱 : 왜그러냐면... 다시 만났더니 다른 이유로 헤어지게된 거예요... 이 사람은자신의 실수였던 점들을 알고 있고...
그러니까... 그 부분을 더 애써 감추고... 적극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일려고 애쓰고...
나 또한... 내가 예전에 실수했던 모습을 감추고... 또 새로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려고 하다보니까...
서로 다른 사람 같아요...
소유진 : 서로 어긋나고...
안재욱 : 왜 그러냐면은 그 친구가 어떤 친구라는걸 내가 알고 있는데... 그러니까 서로 웃고는 있는데... 행복하고 밝지가 않았어요...
소유진 : 아... 아이쿠...
안재욱 : 음... 뭔지 알겠죠?
소유진 : 알죠...
안재욱 : 그래서 더 오래 못 갔어요... 다시 만났을 때... 정말 금방 끝난것 같아요...
소유진 : 그러고 이제 3번째는 안만나게 되잖아요...
안재욱 : 그리고 또?... 그 친구랑?... 아이 뭐야?... 그게...
소유진 : ㅎㅎㅎ
안재욱 : 인생을 장난으로 살아?... 그건 아니지...
소유진 : 그러니까... 아이 그래서요... 자~ '해피투케더'처럼 끝을 알면서도 매번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는데요...
이 장국영과 양조위가 그랬죠... 이들처럼 또 다시 만나면 또 사랑하게 될까봐... 그게 두려워서 아예 자신을 배에 태워버리는 한 노인이 있습니다.
소유진 : 통속적인 애정소설과 애정영화에서는 지칠줄 모르고 우연과 재히를 되풀이한다...
그것이 소설과 영화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허구적 서사가 부여하는 특권을 십분 발휘하려고 애쓴다.
한 노인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노인은 자신이 항해하는 이유가 촌스럽다고 말했다...
재회의 기회를 피하기위해 항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배를 타기만하면 다시는 난처해지고... 상처받고... 무너질일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물선이 막 뭊을 떠나면 그는 육지와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을 몹시 그리워하며 마음아파하기 시작한다.
후회해서는 안된다는것을 잘 알면서도 자신의 미련한 탈출을 후회한다...그는 생각한다... 그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거야...
그러고나서 하루... 떠 하루가 가면 권태롭고 잡다한 일들이 우울과 걱정을 없앤다...
화물선이 다음 항구에 곧 도달할 때가되어 그의 눈에 육지가 들어 온다... 크고 작은 섬이 아니라... 아무 의미없는 황량한 해안이 아니라...
정말로 큰 항구... 진정한 목적지다... 이 때가 되면 모든 것들이 서둘러 제자리로 돌아오고... 그는 차분하고 조용한 어투로 말한다...
안재욱 :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난 그녀가 틀림없이 이 항구에 있을것만 같애... 뭍에 오르기만 햐면은 반드시 그녀를 있을 거야"
소유진 : 도시에 올 때마다 그는 꼭 한번씩 실망한다... 이는 아주 지루한 숨박꼭질이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화물선의 항로를 연인을 찾는 자신의 지도로 여긴가.
매번 실망할 때마다 그는 자신의 무능을 원망하면서 차라리 육지에 정착하고 사는게 났다고 생각한다...
어느 낯선 항구에 정착하기만 하면 실제에서 멀어져 있는 모든 환상을 뿌리까지 잘라버릴 수 있을 거라고...
결국 그는 다시 돌아 온다... 그리하여 내가 묻는다... "그래서 그녀를 만나셨나요?"... 물론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같은 도시에 사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매일 같은 건물에 그녀가 나타난다고 해도 애당초 만날 수 없는 사람은 끝내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닱는다.
인연이란 이토록 기이하고 변화무쌍하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이렇다... 굳이 바다로 나갈 필요는 없다...
수천개의 산으로 가로막혀 있는 바다가 항상 우리 앞에 있기 때문이다...
소유진 : 야... 상처를 크게 받았나봐요... 그녀와 마주치지않기 위해 바다로 떠났어요... 참... 그런데 ... 그런거 이상하지않아요?
만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해도 못 만나요... 만날 사람은 정말 우연하게도 만나고...
안재욱 : 아... 그렇죠... 또 누구나 공통적으로 그런 얘기는 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기달렸던... 실제 만날 수는 없지만 ...
기다려왔던 사람인데... 막상 만나게되면... 거의 대부분이 실망하지않나요?... 거의 대부분이 차라리 보지말았을걸...
소유진 : 음...
안재욱 : 옛날의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걸... 마치 첫사랑처럼...
소유진 : 예...
안재욱 : 그런 경험이 더 많은것 같은데... 제 주위에 이렇게 나눠썬 얘기들은... 제 주위의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들은...
소유진 : 첫사랑을 마주친적 있어요?
안재욱 : 전 한번도 없어요...
소유진 : 아... 못 마주쳤군요...
안재욱 : 20년이 넘었네요... 벌써... 20년이 뭐야... 어우...
소유진 : 아... 보고 싶으세요?
안재욱 : 늘 생각이 나죠... 말 그대로 첫사랑이니까...
소유진 : 아...
안재욱 : 처음 내가 살면서 느꼈던 사랑이 첫사랑 아니예요?...
소유진 : 네...
안재욱 : 그 걸 어떻게 잊을 수 있어요?...
소유진 : 그렇군요...
안재욱 : 가끔... 매일 같이는 아니더라도... 문득 문득 잘 살고 있을까?... 뭐 이렇게... 아이는 몇명이나 낳았을까?... 뭐 이런 생각도 하고...
소유진 : 음...
안재욱 : 그런데 저는 이왕이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쪽...
소유진 : 그렇죠... 참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이렇게 그리운것 같아요... 만날 수 없는 사람은 같은 동네에 살아도 만날 수 없다...
가슴 아픈 말이지만 저는 공감하는데... 안재욱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만남과 헤어짐... 그 뒤에 찾아오는 건 뭘까요?... 내일의 주제는 바로 '상실'입니다...
안재욱씨 내일도 나와주실 거죠?
안재욱 : 네... 그럼요...
소유진 : 내일 만나요...
안재욱 :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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轉貼 "一切就旭", 謝謝楚桐兒開心分享
今天的節目是錄播,只能看到在旭 Oppa 和蘇幼珍的合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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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t from "AJW World", thank you for Enem love sharing
Radio content in Korean
문자중계
2013.06.26
주제 : 상실감은 너무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소유진 : 이별을 한 뒤, 량원다오 역시 떠나간 연인을 원망하고, 남겨진 흔적들에 둘러싸여, 주저앉아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섣불리 치유나 회복이라는 말을 꺼내지는 않죠...
대신, 책부터 시작해서, 음악, 영화, 역사속 인물까지 끄집어 내서는 상처를 아프게 헤집어 놓죠.
안녕하세요. 화제의 베스트 셀러 소유진입니다.
슬프다고 말하기보다는, 슬픔의 뿌리까지 파고 들어가, 그 깊이를 재는 것...이것이 량원다오의 마음상처 치유법입니다.
중국의 알랭 보통으로 불리는 젊은 지성...량원다오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배우 안재욱씨와 이번 주에 함께 읽어 드리고 있는데요, 이책 자체가 사랑 상실에 대한 단상들을 일기처럼 써내려 간 것이거든요.
들으시면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여러분들의 단상도 좀 적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연기자, 가수, 뮤지컬배우, 진행자, 야구선수, 거기다 낭독까지 잘하시는 안재욱씨~~ 어서오세요.
안재욱 : 안녕하세요.
소유진 : 수요일날도 만나고..
안재욱 : 네.^^
소유진 : 아니, 방송국을 안재욱씨와 같이 오면, 팬분들도 많이 오시고, 인기가 대단해요~ 한류붐의 원조자나요~
팬분들에게 오랜만에 중국어로 한마디 인사 좀 해주세요.
안재욱 ; 네?
소유진 : 중국팬분들 많은데...
안재욱 ; 아, 중국팬들 들어요?
소유진 : 예, 지금 듣고 계세요.
안재욱 : 아, 따자하오~ㅎㅎㅎ
소유진 : 자 팬분들..이제 안재욱씨가 건강하게 돌아오신 것 ..아셨죠?
자, 땅도 넗고 사람도 많은 중국 대륙에서, 엄청난 팬을 거느리고 계신데, 아마 그중에서도 여기에 가장 많지 않을까...
어디냐 하면요. 퀴즈 입니다..오늘의... 아시아의 진주, 쇼핑의 도시, 음식의 천국, 백만불짜리 야경으로 유명한 이 도시가 어딜까요?
힌트를 주세요..안재욱씨..
안재욱 : 노래로 있자나요..♪ 별들이 소근대는 **의 밤거리~~
소유진 : 아~ 거기에요.
네. 1번 베이징, 2번 홍콩..50원의 유료문자..#1045 나 반디로 정답 보내주세요.추첨해서 선물 보내드리겠습니다.
자, 수요일의 낭독 시작해 봅니다.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세번째 날이죠?
오늘의 주제는 '상실감은 너무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발생한다'입니다.
먼저 안재욱씨의 낭독부터 시작할게요.
안재욱 ; 도시가 쇠락하는 것은 형식과 내용의 불균형 때문이다.
내용이 형식보다 크면, 도시는 지나치게 팽창해 균열이 생기고, 형식이 내용보다 크면, 그 결핍을 지탱하지 못해 점차 무너지고 만다.
이스탄불이 결국 쇠락한 것도, 더이상 도시로서의 내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술탄이 망명해 버리자, 성렬이 존재하지 않았고.. 궁전과 사원이 있다고해도, 여행객들만 가득차 있어, 아무 쓸모도 없었다.
인간의 모든 감정도 마찬가지인지도 모른다.
형식과 내용사이의 조정과 몸부림이 아닐까...
그가...내게 줄 물건이 있다고 했다.
난...그것이 명확한 '이별선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에게 선물했던 모든 것을, 돌려주겠다는 소리일 수 있었다.
그래서...북방의 차거운 밤에, 나는 길가에 서서, 소주를 한 병 마셨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뜻밖에도 한 통의 편지였다....
마치...먼 고대의 약속같은 편지였다..
나는 방안의 등을 끄고, 책상위에 놓여있는 편지봉투를 응시하면서, 반딧불처럼 희미한 빛줄기에 오묘한 의미를 오래도록 추측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그와 접촉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내 손으로 직접 제거해 버린 상태였다.
밤이 깊었지만,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얻는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이미 아무 의미도 없는 숫자의 조합이었다.
하지만 친구들 한 명 한 명과의 전화를 통해, 그 숫자는 다시 완전한 이름으로 환원되었다.
저주받은 진짜 이름 같았다.
결국 나는 문을 박차고, 더 깊고, 더 어둡고, 더 차가운 거리로 뛰어 들어갔다.
아울러, 세월 속에서 한 포기의 어린 싹이, 어떻게 오랜 단절과 광야로의 추방을 거쳐,
점차 거대한 짐승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회상해 보았다.
정신이 맑게 깨어있을 때는, 내 사유의 부호였다가, 피곤할 때는 꿈의 형상으로 나타나곤 했다.
이 짐승은 전적으로 나의 살과 피에 의해 성장하면서도 숙주인 나보다도 더 크게 자라고 말았다.
그 거대함의 정도는 내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은 물론, 나의 상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한도마저 초과했다.
이 편지 봉투는 우리의 관계와 같았다.
이 연약하고 얇은 봉투 안에, 어떻게 이 거대한 짐승을 담을 수 있겠는가..
그와 더 한마디의 말을 더 나누어도, 하느님도 돌아보지 않는 이 도시가, 한 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두려울 뿐이다.
문자중계
2013.06.26
주제 : 상실감은 너무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소유진 : 와~ 이 연약하고 얇은 봉투 안에, 어떻게 이 거대한 짐승을 담을 수 있는가..
사랑의 과정은 도시의 흥망성쇠와 비슷하다.. 맞는 말 같아요?
안재욱 : 그렇죠...도시의 흥망성쇠...사랑의 과정은, 어느 단어에 비유해도, 다 해당이 될 수 있어요.
소유진 : 아~~ 뭐라고 그래요..보통? 사랑은 **다... 이런거 많자나요..Love is...
안재욱 : 사랑은...저는 지금 사랑을 절실하게 하고 있지않으니까, 잘 모르겠어요. ㅎㅎ
그런데, 얼마 전에 읽은 책 중에, 사랑은...다 주는 것..다 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는데)...그 말이...그래 맞어..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마음의 모든 것을 열고...다 여는 거죠 뭐...그 한 사람에게..
소유진 : 그러니까요.. 그게 어렵죠.
안재욱 : 응? 왜 다 못주겠어요?
소유진 : 아뇨, 전 다주고 더 주고 싶은데 지금...ㅎㅎ
안재욱 : 아니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다 줄 수 있는 건, 친절도 될수 있고, 관심도 될 수 있고 한데,
그것도 물론 사랑에 포함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내 한 사람'에게는 나의 모든 것을 다 열어서, 보여주고 다 주는 것...
소유진 : 네..
안재욱 ; 그런 사람을 만나야죠..저도?
소유진 : 그렇죠.. 그래서 그렇게 줬다가, 이 글 처럼, 다 돌려받은 적 있어요? 그가 내게줄 선물이 있다고 했다...가 아니라,
그가 내게 줄 물건이 있다고 했다.. 이게 뭔가의 느낌이 들자나요. 그런 것 받은 적 있어요?
안재욱 : 아니 구체적으로 뭘 받았다기 보다, 관계에 있어서 느낌이 안 좋은...마지막 인것을 뭔가 암시하는 듯한, 그때의 그 불안함..
그런 경험은 있어요.
'이건 직접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어...' 이런 얘기나, 뭔가 마지막일 것 같은 것을 암시하는 얘기를 들을 때,
'내가 먼저 얘기했어야 되는데...' ㅎㅎㅎ 듣게 생겼군...ㅎㅎ
소유진 : 여자들은, 여자가 먼저 말하는게 좋다고 그러는데요.
안재욱 ; 내 경우는 정말 희안하게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소유진 : 아, 헤어지자는 것을 먼저요?
안재욱 : 그랬던 것 같아요.
소유진 : 다 그러면, (안재욱씨가) 먼저 헤어지자고 그랬어요?
안재욱 ;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소유진 : 아니, 그게 배려냐...아니면 정말 ..
안재욱 : 이제 헤어져야 할 것 같은 것을 서로가 감지했을 때, 누군가 얘기를 해야할 것 아니에요.
그 역할을 제가 했던 것 같아요.
헤어져야 할 것은 뻔히 아는데, 그 친구를 통해서 듣고 싶진 않았고..
소유진 : 아, 그렇구나.. 그렇습니다. 헤어진 연인들 말하자면 끝이 없죠.
소유진 : 연인이 떠나고 난 뒤에서, 세상은 어제와 같은 모습이죠.
하지만 나에겐 분명 모든 것이 달라진 세상입니다.
안재욱 : 캬~~
(소유진 낭독 생략)
문자중계
2013.06.26
주제 : 상실감은 너무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소유진 : 사랑하는 연인이 떠나자 모든 것이 의미를 잃어버렸네요.
함께 갔던 도시를 다시 가봐도 낯설기만 하고..
그렇죠. 시련의 아픔을 잊기 위해 다시 갔던데 가보고.. 뭐 이런것도 하세요?
안재욱 : 누구나 그렇게 하죠. 근데 제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을 해보는데, 참 안타까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 있어서, 제 자신에게 있어서 20대와 30대에 추억을 함께 했던 장소가.. 제 삶에는 참 없습니다.
소유진 : 음..연인과?
안재욱 : 그렇죠. 연인과.
가끔 차가 신호등에 걸려서 정차하고 있을 때, 창 밖을 우연히 보면 신호를 기다리는 커플들... 또 둘이 나란히 걷고 있는 커플들.
그런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추억의 장소라고 해봤자 차 안 인 것 같고..
지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아~ 추억의 장소가 생각보다 나는 많지가 않구나.'
그러면서 '추억을 장소를 자꾸 가게 될까?' 아님 '마음 속에 생각만 할까?'도 지금 궁금한 상황이에요.
소유진 : 비가 오면 전 좋았었는데. 우산을 이렇게 얼굴 가리면 안보이니까, 비 오는 날은 길에서 전 테이트를 많이 했거든요.
우산으로 가리면, 다들 우산쓰느라고 정신이 없으니까...
안재욱 : 저는 첫사랑이었던 분에게, 비 오는 날 우산을 쓸 때 어깨에 손을 얹었다가, 툭~ 쳐갖구..^^
소유진 : ㅎ 왜요?
안재욱 : 아, 제가 그때 처음으로 어깨에 손을 얹어봤거든요. 그때 탁 쳤던 기억이 나요.
소유진 : 아~
안재욱 : 신촌의 어떤... 사거리에서 코너 왼쪽으로 돌아갈 때 쯤이였었어요.
돌면서 자연스럽게 비를 막아주는 것처럼 하면서 약간 당기면서 손을..
소유진 : 당겼기 때문이야.. 그냥 얹었으면 되는데.. 힘을 왜 줘요?
안재욱 : 자연스럽게 툭 밀더라구요. 어깨로..
소유진 : 에이~ 쑥스러웠던거죠 뭐..
안재욱 : 그 친구와의 스킨쉽은 그게 다였습니다.
소유진 : 아? 정말요? ;;
안재욱 : 첫사랑이잖아요.
소유진 : 네. 첫사랑의 상처까지 오늘 이렇게 들어봤어요.^^
소유진 : 자,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는 거.... 여행을 떠나는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여기도 괜찮을 것 같죠?
오늘의 퀴즈입니다.
아시아의 진주, 쇼핑의 도시, 음식의 천국, 백만불짜리 야경으로 유명한 이 도시, 어디일까요?
1번 베이징, 2번 홍콩... 50원의 유료문자 #1045나 반디로 정답 받고 있습니다.
자, 이토록 크나큰 상실감 ...그건 그만큼 사랑이 깊었기 때문이겠죠?
달빛이 흐르는 밤 여전히 나는 그리움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안재욱 : 바다 위에 밝은 달이 뜨니,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리라...
당대 시인 장구령의 시 '달을 보며 먼 곳을 그리워하다'의 첫 구절이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아직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시간에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달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순간 나와 그는 아주 먼 시간대에 떨어져 있는 것과 같은데, 공통되는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흔히 해와 달로 낮과 밤을 구분하고, 또 이 두 개의 천체 이동과 변화로 시간의 흐름과 왕복을 표시한다.
때문에 해와 달은 공간의 좌표일 뿐만 아니라, 시간의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에 속한 시간과 달에 속한 시간은 전혀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해를 보고 해시계를 발명했지만 달시계로도 시간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지 않은가.
나는 중추절 밤에 막대기 하나를 땅에 세웠다.
촛불도 아니고 횃불도 아닌.. 그저 평범하고 가느다란 막대기 하나였다.
이 막대기는 빛을 발하지도 않았다. 막대기의 기능은 빛을 가려, 자신의 그림자를 하나 만드는 것뿐이였다.
물론 결과는 실패였다.
아무리 둥근 달이라 해도 달빛은 희미하기만 했다.
달은 자신의 형상을 바꿔가며 시간을 나타내지만 해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달에 속한 시간은 사람들도 하여금 조용히 관조하고 묵상하고 기억하게 한다.
인간과 시간 사이에 진퇴와 선회를 위한 거리를 벌려주는 것이다.
때문에 달을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지 않은지...
나와 같은 빛과 풍경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해를 대할 때는.. 이런 여유를 갖기 못한다.
내가 '그'를 잊지 못하는 까닭이 서로 같은 도시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자문해본 적이 있었다.
우리는 더 이상 연락도 하지 않고, 같은 테이블에 앉지도 않고 같은 차를 타지도 않았다.
우리는 '공통'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난... 적어도 우리가 아직 같은 도시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만일 그가 그의 도시로 돌아간다면 , 나는 또 무엇에 의지해 우리 사이의 연결을 확인할 수 있을까...
이처럼 희미하고 불쌍한 연결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이제 그는 정말로 떠났고 나는 달의 시간을 시험하고 있다.
그는 지금 아주 밝고 어여쁜 달빛 아래 호반을 산책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대에 떨어져 있다. 완전히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근거로 그가 기억해주기를...,
이역 땅에서도 나를 위해 잊지 않고, 나뭇잎 한 조각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문자중계
2013.06.26
주제 : 상실감은 너무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소유진 : 그러고 보니까, 수많은 사랑 노래나 사랑 시, 영화, 소설(등에)... 달이 참 많이 나오잖아요.
안재욱 : 요바로 얼마 전에 초대형 슈퍼 둥근 달이 뜬 날이였었죠.
소유진 : 음~~그랬구나.
안재욱 : 굉장히 뜨거운 태양을 보면... 깊이 오래 볼 수가 없잖아요. 그쵸?
소유진 : 너무 눈이 부셔서..
안재욱 : 너무 눈이 부시고, 너무 뜨겁고... 근데 아주 동그랗고 큰 달은 오래 바라볼 수가 있어요.
바로 앞으로 뚝 떨어질 것만 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태양보다는 달을 바라볼때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닌가?
마치 둥근 달처럼 사랑을 하면 자꾸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되니깐... 생각도 많아지고, 하고 싶은 말도 많고...... 그쵸?
소유진 : 네. 그렇네요~
안재욱 : 그러네. 오늘 밤에 지금 비치는 이 달빛이 은은하다라는 것을 느꼈을 때는, 약간 촉촉한 비가 오는 날의 어떤 그런 기분과
사뭇 흡사하긴한데.. 하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그런...차분해짐?
소유진 : 맞아요. 빛이 조금 새서 나올 때...
안재욱 : 음..거기서 약간 깊어지면 음산하게 느껴지는게 좀.. 나올 수가 있고.. 은은~~할 때 ..
소유진 : 네..은은 할 때...
안재욱 : 그러면 이제 자기도 몰랐던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거예요. 그 은은함이 저를 좀 더 차분하게 해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소유진 : 달과 가깝네요. 안재욱씨는 보니까..
소유진 : 그 사람도 그 달을 보고 있겠지?
그나마 그게 유일한 연결선이였는데... 그 사람이 이 도시를 떠나버리면 그땐 어떡하죠?
하지만 다른 시공간에 있어도 그 세상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그것만이라도 감사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 여기 있네요.
안재욱 : 조하문씨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그쵸?
소유진 : 갑자기요?
안재욱 : 같은 하늘 아래...
소유진 : 아, 그렇네요.
안재욱 : ♪ 같은 하~늘 아래~
소유진 :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니까..
안재욱 : 그렇죠..
소유진 : 자.... 이번 주인공을 만나볼께요.
(소유진 낭독 생략)
소유진 : 모... 그냥 이별이 아니고, 영원히 이별을 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를 것 같은데..
안재욱 : 머..자신을 위해서라도 또 떠나간 사람을 위해서라도 치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면, 떠나간 친구 입장에서도 원하지 않을 것이고
회복할 수 있기까지의 어떤 충분한 마음의 휴식은 필요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구요..
음.. 어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그 회복하는 계기를.. 또 다른 이성을 얼른 만나서 잊는 사람들도 있고,
어느 날 다가올 지 모르는 운명을 기다리면서, 상처로 인해서 긴 시간을 되뇌이면서 이렇게 반성도 하고
혼자 옛추억을 그리면서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는데, 이렇게 보면 어떤게 나에게 옳았을까...를 항상 되묻게 되요.
'빨리 빨리 다른 사랑을 좀 찾았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소유진: 좀 후자 쪽이잖아요?
안재욱 : 저요?
소유진 : 네..
안재욱 : 다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그 전 사람과의 감정의 어떤 정리가 좀 필요하다(생각하던) 쪽이었는데,
그러면서 나이를 자꾸 먹다 보니까, 사랑의 감정과 상관없이 좀... 생각이 많아져요.
아..그래서 조금 이제, 20대 때나 젊었을 때.... 사람을 좀 만나는 법에 대해서 더 좀 알았었다면..
지금처럼 이 모양 이 모습으로 살지 않을텐데..
소유진 : 왜 충분히 멋진 사람인데, 여자 고르는 눈이 높으신 거 아니예요? 그죠?
안재욱 : 이 얘기의 마무리를 그런 쪽으로 하면 안되요^^
소유진 : ㅎㅎ 알겠어요.. 아 네.. 아, 좋은 사람.. 많이 생각한 것 처럼 거기 딱 알맞는 멋진 여자분이 나타날 겁니다 .
안재욱 : 아 그래요.
소유진 : 근데 모 정말 아주 큰 상실인 것 같아요.
오늘 쭉 한 번 일기들을 읽어보니까, 이별통보를 차마 받아들일 수 없어 하다가, 이별 뒤에는 모든 언어가 의미를 잃는 경험을 하고
또 달을 보고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 하다가, 또 연인의 죽음에 머리를 깎고 출가를 하고...
이 '사랑의 상실'에 대해 사실 우리도 대화를 많이 해봤는데, 오늘은 어떠셨어요?
안재욱 : 아파할 줄 아는 사람이 정상인 것 같아요.
빨리 잊으려고 애써보기도 하겠지만 , 충분히 사랑했던 사람이기때문에 아파해야하는 게, 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
그 아픔을 좀 누려야죠.
머.. 즐긴다는 표현은 이상하지만, 충분히 아파하고 나야, 또 더 성숙한 사랑을 또 이루게 되는 계기가 언젠가는 또 있지 않을까..
소유진 : 네 맞습니다. 이 상실 자체도 너무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사랑했다는 그런 의미겠죠.
소유진 : 오늘의 주제를 다시 떠올리면서 오늘 낭독은 여기서 마치구요.
안재욱씨는 내일 다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내일 다시 만나요~
안재욱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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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7 안재욱님, EBS 소유진의 '화제의 책 베스트셀러' 방송내용
-량원다오의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를 읽고
2013. 06. 27
Sources from :
http://home.ebs.co.kr/bestbook/r ... 01BP0PHPK0000000056
http://vod.gabia.co.kr/anjaewook ... ller_ajwreading.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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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중계
2013. 06. 27
소유진 :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나를 만들고자 한다면...
절대로 간직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잘라 버리고 싶다면, 물 속에 던져 버려라.
댐 밑에 가라앉은 마을처럼, 그 기억들은 물결에 비치는 광선의 보일 듯 말 듯.
잠시 나타났다 사라질 뿐, 스스로 물 위로 떠오를 수는 없다.
안녕하세요, 화제의 베스트 셀러, 소유진입니다.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8월 18일 일기에서 읽어 드렸어요.
우리는 마음 속, 밑바닥 그 어딘가에, 상처의 기억들이 수장되, 깊은 수면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6월 27일 화제의 베스트 셀러 시작할게요.
소유진 :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의 낭독 솜씨를 보여주고 계시는 안재욱씨! 오늘도 오셨습니다.
어서오세요.
안재욱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소유진 : 네, 휴가 계획, 세우셨어요?
안재욱 ; 저요? 따로 휴가가 없죠 뭐...지금 현재로서는 하루하루가 휴가죠..매일이.. 백수로 살고 있나요.
소유진 : 아니 근데, 좀 다르게 느껴지네요. 안재욱씨가 그런 말을 하니까..
하루하루 지금 휴가로 살고 있다고...
안재욱 : 나 원래 일 많이 안해요.ㅎㅎㅎㅎ
소유진 : 여름에 하필..일이 없는 거군요?
안재욱 : 아니, 근데 그런 차이는 있죠. 제가 계획한 시간 속에서 일을 하고, 끝마치고 난 다음에 휴가를 즐기는 것과,
지금은 계획에 없던 휴가니까...그 느낌의 차이는 있어요.
소유진 : 그렇군요.
안재욱 : 그런데,' 일취월장하는 낭독 솜씨를 보여준다'는 말이 안어울리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낭독하면서 느낀 게, 이 목소리도 자꾸 사용을 해야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예를들어, 제가 공연을 한다거나, 콘서트를 하거나, 뮤지컬을 하거나, 계속 목을 풀자나요.
계속 목을 사용하자나요. 그러면 성대가 단련이 되요. 성대 근육이 강화가 되요.
그런데 제가 요즘 거의 말을 안해요.진짜로..
소유진 : 강아지만 키우신다고 ....
안재욱 : 으음.. 어디가서 큰 소리로 얘기를 할 일도 없고, 말을 잘 안하다 보니까,
목이 많이 약해졌구나..하는 것을 느끼겠어요. 낭독하는 중간에 목이 많이 잠기네요.
소유진 : 뮤지컬을 많이 하셨자나요. 그때는 그럼 목이 탄탄한가요?
안재욱 : 그럴 수 밖에 없죠. 성대에 붙어서 활동하는 근육이 단단해 지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낭독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그 사실을 알게되서) 제가 아주 좋은 기회
를 얻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서도 연습을 틈나는대고 해야겠구나..
소유진 : 아니 그럼 뮤지컬 할 때, 다시 한 번 나와주세요....성대가 탄탄할 때..
안재욱 : 어..그땐 진짜 바빠요~ ㅎㅎ
소유진 : 알겠습니다....아니 팬들이랑, 캠프도 가시자나요..항상..
안재욱 : 매년 8월 달이면 가죠.
소유진 : 그럼 올 해도 가요?
안재욱 : 음!
소유진 : 오~~ 그럼 올 해 좀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안재욱 ; 글쎄요...올 해 캠프가 16년째인가?
소유진 : 와~
안재욱 : 16년 째인가, 17년 째인가가 되는 것 같은데...올 해 캠프가..
그런데 이번 여름에 하는 캠프는 의미가 남 다를 것 같은 게, 팬들 입장에서 (수술로) 너무
걱정을 많이 했자나요.
올 초에 제가 큰 일을 겪었고, 자칫, 지난 번 캠프가 마지막이 될 수 있었던, 모양새가 되버렸기 때문에,
올 해 캠프는 함께하는 시간이 조금 더, 뜻깊고 남다르지 않을까....
소유진 : 그렇겠어요. 와~ 정말..
안재욱 ; 특히 외국팬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으니까,
소유진 :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폴, 말레이지아,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파티겠네요. 파티.
MT가 아니라.
안재욱 ; 아~ 우리 포에버 친구들하고 하는 캠프는, 2박 3일동안, 우리 어렸을 때...마치 교회에서 가
는 수련회같은 그런 느낌?
보이스카웃, 걸스카웃에서 야영을 하는 것 처럼, 정말 편하게, 친구들하고 2박 3일을 같이 어울려 뒹구는 거에요.
소유진 : 그분들끼리도 친하겠어요.
안재욱 ; 그런 점이 제가 볼 때, 무척 뿌듯하죠.
적어도 7개국에서 9개국의 나라에서 모이고, 많게는 10개국에서 모일 때가 있는데,
캠프 기간 동안 친해진 친구들끼리,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소유진 : 내년에도 같이...
안재욱 : 어, 그리고 요즘은 또, 인터넷이 발달되어있으니까, 서로 교류를 하면서, 한국의 자료도 보내주고,
외국에서 하는 자료도 서로 공유하고, 개인적인 일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또 외국에서 오면 안내를 해주기도하고..
소유진 : 참 좋네요.
안재욱 : 그럴 때, 보람을 많이 느끼죠.
소유진 : 네~~ 아우 뿌듯하시겠어요.
안재욱 : 네
소유진 : 네 ㅎㅎㅎㅎ
자, 오늘 퀴즈를 내고, 오늘의 낭독을 시작할게요.
아우~ 나도 빨리 여름 휴가를 갔으면 좋겠다..싶죠?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오늘 퀴즈도 파란 바다가 생각 나는 것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뤽배송'이 감독한 이 영화...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바다른 너무 사랑한 한 잠수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 영화 제목은 무엇일까요.. 1번 그랑블루, 2번 레옹..
50원 유료문자 #1045, 반디로 정답을 보내주시면, 추첨해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4번째 날인데요. 유독 영화이야기가 많아요.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영화...'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에 관한 이야기 부터 시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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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7 EBS FM 소유진의 화제의 베스트셀러
Date : 2013.06.27
어느 새 하루밖에 안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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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8 안재욱님, EBS 소유진의 '화제의 책 베스트셀러' 방송내용
-량원다오의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를 읽고
2013. 06. 28
Sources from :
http://home.ebs.co.kr/bestbook/r ... 01BP0PHPK00000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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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중계
2013. 06. 28
소유진 : 치유...힐링..
요즘 이런 말들 많이 하죠? 왜 그럴까...생각해 봤어요.
상처는 드러내놓고, 치료를 해야하는 거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상처를 보이는 게, 부끄러운 것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상처를 상처로 봐주지 않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니까, 자꾸 상처를 감추게 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그럴수록 상처는 점점 더 깊어만 가죠.
안녕하세요. 화제의 베스트 셀러...소유진입니다.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량원다오의 말처럼, 당당히 상처를 드러내고, 아프지만 하나하나 콕콕 짚어서 냉정한 처방을 내리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상처는 깨끗이 치유가 되어있을 겁니다.
예...량원다오의 에세이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오늘 마지막 시간이에요.
안재욱씨와도 오늘...마지막인데요, 아끼면서 들어주세요.
이번주는 금요일이 왜 이렇게 빨리 온 것 같죠? 안그래요 안재욱씨?
안재욱 : 네.. 안녕하세요...이번주..
소유진 : 5일 째 만나니까 좋네요.
안재욱 : 네...네네..
소유진 : 사랑..이별...상실...이번주에 이런 얘기들을 주욱 나눴어요..
안재욱씨에 관해서도, 그런 사랑에 관한 것도 많이 알게됐고..저도 많이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안재욱 : 좋은 기회죠..
소유진 : 그런 것 어때요? '내 안의 내가 모르는 부분이 좀 있구나...' 이런 생각도 좀 했어요?
안재욱 ; 아직도 많죠~.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자나요...삶이라는 것이..
그러니까 일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어느 날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하루하루 계속...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날의 연속이니까..
이번 주만 해도, 책 한 권을 통해서 우리가 만남을 갖게 됐지만, 제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소유진 : 그랬다면...정말 좋죠..
안재욱 ; 깊이는 말구요...살짝 ^^
소유진 : 살짝! 살짝이라도 (그게) 어디에요. ㅎㅎㅎ^^
그래도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인데, '내가 나의 이 모습은 마음에 든다' (하는 점이 있다면?)
안재욱 : 저는 맘에 든다는 표현보다는,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너무 직선적인 것?'
소유진 : 오오~~ 그걸 좋게 말해서, 정말 가식없고 솔직한...진실 한 것?
안재욱 : 그렇죠...그런데 아무래도 나이를 자꾸 먹어가면서, 얌전해 지긴해요. ^^
소유진 : ㅎㅎㅎ
안재욱 : 좀 거침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나를 생각해보면..
소유진 : 그럼 '이건 정말 마음에 안든다' (하는 점이 있다면?)
안재욱 : 아...글쎄요...조금 고집이 센 점? 고집이 좀 센 것 같아요.
소유진 : 고집...
안재욱 : ㅇㅇ
소유진 : 아니 그런데, 고집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렇게 온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해요...좋은 고집.
안재욱 : 네.
소유진 : 자, 오늘의 퀴즈를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떠나간 연인들을 향해, 그는 오늘도 , 펜의 잉크를 찍어, 편지를 보냅니다.
연인간의 사랑을 뜻하는 말은 무엇일까요? 1번 에로스?, 2번 아가페?
50원 유료문자 31045나, 반디로 정답 보내주시면, 추첨해서 선물 드릴게요.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연인과 실시간으로 접속을 할 수 있는 시대자나요?
그런데 메시지를 보내놓고, 답이 올 때까지의 그 짧은 찰나의 시간도 참지 못하는 우리...
당신은 어쩌면 받지 못할 지도 모르는 그 답을, 얼마나 기다릴 수 있나요?
소유진 : 나는 얼마나 오래, 어쩌면 받지 못할 지도 모를 문자 메시지를 기다릴 수 있을까...
얼마나 긴 시간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 '마코토 신카이'는, 이 질문에 8년하고도 224일 18시간이라는 답을 내리고 있다.
'마코토 신카이'는 애니메이션계에서 신기한 천재로 통한다. '별의 목소리'가 그의 출세작인다.
음악을 제외한 극본, 그림, 음향, 감독, 제작등의 공정을 전부 혼자 해 낸다.
외계인과 로봇, 미래의 우주탐험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 단편 애니메이션은 일본 SF 애니메이션의 외피를 따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 속, 2047년의 지구는, 오늘 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편의점이 있고, 전차가 있으며, 거리에는 전신주가 가득하다..
요컨데, SF의 미래와 현실의 오늘이 공존한다.
때문에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겹겹이 포장된 상태에서, '별의 목소리'가 알아보자하는 바는, 사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로..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에게 도달 할 수 없는, 연인들의 통신에 관한 것이다.
주인공 '미카코'와 '로브로'는 국제 우주군으로 원래 함께 진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카코는 우주탐험대에 선발되어, 지구 밖으로 나가 훈련을 받아야한다.
열 몇 살 밖에 안된 소녀가, 우주 탐험대에 선발된 까닭은, 아직 어려서 광년 밖까지 갈 수 있고,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서도, 그다지 늙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먼 곳으로 가는데도, 다행히 휴대전화 연락은 가능했다. 과학 기술의 놀라운 발전 덕분이다.
하지만 통화는 안되고, 문자 메시지만 가능했다.
이 소녀는 고향을 떠나, 일본과 대기층을 벗어나서, 달과 화성..토성..목성을 지나 명왕성에 와 있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1년 뒤에나 지구에 도달한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전화기를 들고, 1년 뒤에 도달할 연인의 '잘 지내?' 라는 인사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거리가 멀어질 수록, 미카코와 로브로의 문자 메시지 왕래에는, 더 긴시간이 필요해진다.
마침내 소식이 끊긴지 1년이 지나고, 로브로는 비내리는 어느 날, 미카코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나는 방금 초광속 비행으로 태양계 끝으로 왔어. 네가 이 메시지를 받는 것은, 이미 1년 뒤의 일이 되겠지?
미안해..우리는 곧 청량성계에 가서, 달루스인들을 추격하게 될거야. 다음 통신은 8년하고도 224 일 18 시간 후가 될 것 같아.
그때 쯤이면...너는 이미 나를 잊은지 오래겠지?
아마 우리는 지구와 우주사이로 떨어진 첫 세대가 될거야..
안재욱 : 설정 자체가 특이하네요.
소유진 : 그러니까요. 날 사랑한다는 확신이 딱~ 있으면 8년 기다릴 수 있어요?
안재욱 : 글쎄요...
소유진 : 지금 안재욱씨가 15살(이라고 가정하고..) 이라면..
안재욱 ; 아, 하여튼 만화를 그리시는 분들은, 상상력이 풍부한거에요. 그렇죠? 지금 듣고 보니까..
그런데 우리가 시간이 다른 공간 속에 살고 있을 때...라는 설정은 재미있지만,
역시 '사랑은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라고 하자나요.
8년이라는 시간, 1년 만에 받은 메시지..또..8년? 이런...시간 이상의 상상할 수 없는..
이건 그리움보다 더 큰, 무엇인가의 공허함이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외국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자나요.
소유진 : 예..그렇죠.
안재욱 : 그런 생각 해 본 적이 있거든요 . '사랑하는 사람이라면..이 시공간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
'항상...보고 싶다고 내가 그곳으로 달려갈까?...그 사람이 올까?...' 너무 애가 탈 것 같아요.
소유진 : 애가 탈 것 같아서...
그래요..하긴 뭐...누구에게나, 기다리는 시간은 힘겹죠.. 더구나 연인의 대답을 기다릴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안재욱 : 나는 하루밤 사이에 셀 수 없이 많은 신호를 보냈다.
그가 답장을 보내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말라'고 할 때 까지...
확실히 나는...'기다림의 예술'을 배워야 했다.
'인내'라는 식물을 키워야 했다. 나는 많은 이들에게 이런 경험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는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어떤 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단지, 그가 다시 안부 인사를 건네올 때, 애써 담담하고 당혹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응답을 할 수 있을 뿐...
난...절박해져서는 안된다.
나는 그저, 계절성 강우를 기다리는,한 그루 사막 식물이 되어야한다.
'별의 목소리'에서 노보로는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가 멀리 '천랑성계'에서 미카코의 문자메시지를 다시 받을 때는, 이미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을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8년과 영원 사이에 아무 구별도 없다.
문이 다시 열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무엇때문에 문을 다시 두드린다는 말인가...
다시 오지않을 소식을, 더이상 기다리지 않기 위해서, 내 마음이 보다 더 강해지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천 년의 세월일지 모르지만, 산 속에서는 단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에서의 8년이, 광속을 넘어서고 있는 미카코에게는,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마침내 8년이 지나, 로보로의 휴대전화에는, 미카코가 8년 전에 보낸 메시지를 접수한다.
소유진 : '24살의 로보르에게...
나는 15살의 미카코야.. 아직도 널 사랑하고 있어.'
안재욱 : 그러나 애석하게도 로보르는, 미카코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고, 다른 세계에 남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접하고도, 로보르는 다시 희망의 불꽃을 태울 수 있을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이 의미있는 일, 한번 시도해 볼 만 한 일이라고 생각할까..
좀 촌스럽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비유를 들자면, 나는 하늘에 떠있는 연과 같다.
공중에 높이 떠 있어서, 땅 위에 있는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지 못한다.
난 그저...그가 아직 나를 쳐다보고 있은 것을 희미하게 느낄 뿐이다.
그리하여 나는... 기류 속에서 떨리는 내 몸의 진동이,
거의 보이지 않은 가느다란 줄을 통해, 그의 손바닥 한 가운데로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만일...이 줄이 끊어지면...
만일...내가 이 줄의 속박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그가...다시는 볼 수 없는 연을 기다려 줄 수 있을까...
또한...연은 공중에서...불가능한 만남을 인내할 수 있을까..
기다림에는 목적이 없다. 반드시 기다려야하는 것도 아니다.
기다림이라는 식물은, 깨달음없이 잘못을 고집하며 계속 자라난다.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반드시 기다려야하는 의미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여기에 ...연결이 있다...
미카코와 로보르가 다시 연결되기는 불가능하다.
유일한 연결은...그들 자신에게 있다.
기다리기만....하는 것이다....
소유진 : 결국 못 돌아오나 보네요...미카코가..
안재욱 ; 난 읽으면서도 이게 무슨 얘긴가 싶기도 하고..ㅎㅎ
소유진 : 아니 이제 우주 미아가 된 것 아니에요. 미카코가..
안재욱 : 서로 만날 수 없는...
소유진 : 만약에, 안재욱씨가 로보르랑 아는 사이라고 한다면,
24살의 로보르가 "형, 내가 여자친구를 우주로 떠나 보냈는데, 기다려야 될까요?"하고 (안재욱씨에게 묻는다면) 뭐라고 할 것 같아요?
기다려라...기다리지 말아라..
안재욱 ; 기다리고 난 다음에...그 무엇이 없자나요.
기다리고 난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이다..라는 보장된 어떤 것이 없자나요.
소유진 : 미카코가 돌아와도, 한 17살이고, 남자는 한 마흔살이 될 것 아니에요.
안재욱 :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떨어져 있을 때...'언젠가 내가 다시 돌아가면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굉
장히 잘 해줘야지..'하고 다짐을 해도
실제 왔을 때는, 이미 그 세월이...'이런 맙소사..'
이 만화의 결론이 무엇이었을까?
소유진 : 못 돌아온다는 거죠.
안재욱 : 그렇죠? 결국은...
아...어느 순간, 우리가 상상하고, 마음 속에 그리는 사랑이 더 애절하고...더 절실하고... 그럴 수도 있다는 건데...
소유진 : 몇 시간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며칠? 몇 달? 1년?
안재욱 ; 헤어졌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사랑하는 단계라면 기다릴 수 있는데~
소유진 : 얼만큼?
안재욱 : 아니 ..우리 예전에, 우리 핸드폰이 없을 때, 그런 시절에..
소유진 : 아니 그럼 약속 시간은 몇 시간(을 기다릴 수 있어요)?
안재욱 : 전 기다려 본 적이 없어요.
소유진 : 아, 다 시간을 잘 맞췄군요.
안재욱 ; 갔어요..그냥, 제가 ...누가 안 오면...ㅎㅎ
소유진 : 아~ 안 기다리고? ㅎㅎ
안재욱 : 그때 휴대폰이 없을 때, 삐삐도 없을 때는, 약속 시간에 안오면 불안해 지자나요.
그래서 그런 추억들도 많았자나요. 이별을 통보할 때, '카페에 몇 시간도 앉아서 기다려 본
적이 있다...' 이런 류의..
소유진 : 아, 네
안재욱 : 지금이야 뭐, 휴대폰 있으니까, 문자 메시지로, '나 못가' 하면 끝나지만, 그때 옛날엔...ㅎㅎ
소유진 : 그런데 그때 안 기다렸답니다...안재욱씨는 ㅎㅎ
퀴즈를 다시 드릴게요..
'어디 있는지도 모를 떠나간 연인들을 향해, 그는 오늘도 , 펜의 잉크를 찍어, 편지를 보냅니다.'
연인간의 사랑을 뜻하는 말은 무엇일까요? 1번 에로스?, 2번 아가페?
50원 유료문자 31045나, 반디로 정답 보내주시면 되겠습니다.
언제 내릴 지도 모르는 한 줄기 비를 기다리는 사막의 식물처럼...그렇게 나는 오늘도 잔혹한 희망에 스스로를 던진다 ...
안재욱 : 그래도 난 아직 편지를 쓰고 있다... 수신자가 나의 말을 믿든 말든...
내가 썼지만, 나도 믿지 못하는 것이, 되든 말든 상관없다.
나는 적어도...이것이, 하나의 믿음의 증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믿음의 증표인가..
예컨데 내 필적에 관해 말해보자..
필적 이외에도 나는 늘, 종이 위에 수많은 흔적을 남긴다.
손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담뱃대 안의 재를, 항상 손가락으로 누른다.
나는 또 여전히, 잉크를 찍어 쓰는 펜을 사용한다.
때문에 손바닥 한 쪽에는 항상 마르지 않은 잉크가 묻어있어, 종이에 얼룩을 남긴다.
나는 그가 보자마자, 이것이 내 편지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내 손이 이렇게 더럽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가 내 편지의 내용을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내 편지라는 사실은 믿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나의 기호가, 한 건의 물증이 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느 날 밤, 룸메이트가 나를 깨웠다.
기숙사 밖 공터로 편지를 태우러 가는데, 몇 몇 친구들과 동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드럼통을 하나 구해서, 그 안에 불을 피운 다음, 편지를 한 통 한 통.. 불 속으로 집어 넣었다.
그가 편지를 태우는 일이,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자신의 용기와 결심을 굳히기 위해, 우리를 부른 것 같았다.
어쩌면 이런 낭만적인 행동에 관중이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정말로 심한 것은, 편지 한 통 씩을 태울 때마다, 먼저 낭송을 하는 것이었다.
잠기운이 가시지 않아, 정신이 맑지 못했지만, 모두 웃음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눈 가에는 눈물도 조금 맺혀 있었다.
화가 났는지, 그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왜 웃어? 뭐가 그렇게 우습지?'
또 한 차례 폭소가 터지고 말았다.
우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우르르 달려들어 편지를 빼앗아, 대신 읽기 시작했다.
날이 밝아올 무렵, 나는 또 한 통의 편지를 썼다.
도대체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확실치 않은 주소를 적어 보내는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외로 보내는 일련의 편지들은, 마치 훈련을 거친 사냥개들 같았다.
나는 손바닥을 편지의 코에 대고, 확실의 냄새를 맡게했다.
그리고 나서,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며 명령을 내렸다.
"그에게로 가! "
착한 편지들은 화살처럼 어두운 숲을 향해 날 듯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달려가며 마구 짖어대는 것이, 목표를 발견한 듯 했다.
그 소리와 그림자는, 이른 새벽의 짙은 안개 속으로 점점 사라져 갔다. 그러나 한마리도 돌아오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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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t from "Wookienet", thank you for JayJay love sharing
20130628 EBS FM 소유진의 화제의 베스트셀러
Date : 2013.06.28
어느새 일주일의 마지막막송~~
마무리 땅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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