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은 주말을 끼고 있어 연휴가 짧은 탓에 고향을 다녀와도 쉬었다기 보다는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될 것으로 보인다.
밖으로 나가기 보다 집에서 쉬고 싶은 이번 명절의 필수 아이템은 바로 TV. 명절 때면 늘 등장하는 ‘아이돌’이 지겨웠다면 이번 설에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방송 3사가 공개한 편성계획을 보면 이번 연휴엔 가출·동거·추리·죽음 등 단어만 들어도 독특하다. 아이돌뿐 아니라 예능에선 자주 만나기 어려운 배우까지 각양각색의 출연진도 볼만하다.
SBS에서는 배우 안재욱이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내 생애 단 하나의 기억 - 천국사무소’가 29일 방송된다.
천국에 가기 전 들르는 가상공간인 ‘천국사무소’에서 전입신고를 하는 과정을 통해 스타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들어본다는 콘셉트다.
안재욱은 스타로서의 성공과 죽음의 고비를 겪어본 사람으로서 진솔하게 자신의인생이야기를 털어놓을 예정이다.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명절은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의 최대 승부처. 올해 설 연휴에도 지상파 방송 3사는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스타 출연진부터 대규모 해외 로케까지 면면이 화려하다. 연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정규 편성’의 행운을 잡을 프로그램은 과연 무엇일까. ‘촉 좋은’ 3인의 여기자가 각자 날카로운 눈으로 파일럿 프로그램 3편을 골라 추천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 프로그램만으로도 즐거운 설 연휴 맞으시길.
■ 이정연 기자가 뽑은 파일럿 프로그램
SBS ‘내 생애 단 하나의 기억-천국사무소’
(28일 오후 6시25분)
이게 과연 ‘뜰까?’ 하는 의문도 있다. 하지만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지나온 삶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절로 간다.
예능프로그램에도 판타지 시대가 왔다. 게다가 며칠 전까지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우리 곁에 잠시 머물다 가지 않았나. 이제 ‘망자’(亡者)들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하던 저승사자는 떠나고 없지만, 그 역할을 대신할 이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드라마 ‘도깨비’ 속 ‘저승사자’와 엇비슷한 역할을 할 이들은 중견 연기자 강신일과 개그맨 조세호다. 어딘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이들이 건네는 질문은 진지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던 7가지 기억 중에서 딱 한 가지만 가지고 천국에 갈 수 있다면?”
그 물음에 먼저 답할 이는 연기자 안재욱이다. 강신일과 안재욱은 드라마 ‘트라이앵글’ ‘오 필승 봉순영’ 등에서 인연을 맺은 다음 현재까지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니 그 솔직한 답변이 기대된다. “안재욱의 결혼식에 가지 않아서 뜬” 조세호와 안재욱의 사이도 두 말하기 입 아프다.
“죽어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단 하나의 추억이 뭐냐?”는 질문에 안재욱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추억에 잠긴다.
오는 29일 방송되는 신개념 판타지 예능 '천국사무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던 7가지 기억 중에서 딱 한 가지만 갖고 천국에 갈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드라마틱 판타지 프로그램.
주인공으로는 데뷔 24년 차 배우이자 결혼 3년 차 늦깎이 신랑, 딸 수현이의 딸바보아빠 안재욱이 출연한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안재욱의 일상과 동문 연예인들이 폭로하는 학창시절과 신인시절의 에피소드가 천국으로 가는 과정. 그 과정을 통해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야기를 끌어내고 들어주는 역할인 천국사무소장은 배우 강신일이 서기 역은 개그맨 조세호가 맡아 스토리텔링이 강화된 새로운 형식의 토크쇼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웃음 뿐만 아니라 따뜻함과 의미를 주는 새로운 예능이 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